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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다/평화교육

2014년 평화교육 진행자 되기 세미나 마지막

어린语邻 2014. 1. 27. 20:16

2014년 평화교육 진행자 되기 세미나

-평화교육, 깊고 느리게 만나기

주최 : 평화교육 프로젝트 모모






 

아쉬운 마지막 시간

 

1월 25일 토요일 10:00-4:00

장소 : 합정역 3번출구 카페 허그인

 

 


 

■ 느리게 배우기

 

 짧고 굵었던 모모 평화교육 진행자 세미나가 25일 토요일로 막을 내렸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 학교에서 6시간의 프랑스어 수업을 꾸벅 꾸벅 졸면서 듣고, 오후에 세미나를 들으러 오는 것은 나에게 솔직히 정말 정말 힘든 일이었다. (엄살ㅋㅋ) 나의 건강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다른 경우였다면 나는 단번에 이 세미나를 들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혹은 늦게 오거나.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 세미나의 시간을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모모를 통해서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리게' 배웠다.

 

 

■ 가능할까? 정말?

 

모모에서의 첫 시간은 어색했다. 영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처럼, 모모의 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만 다른 세계 같았다. 아무리 이곳에서 '느리고 깊게, 평화롭게'를 이야기했지만 이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우리의 삶의 방식은 이미 세상이 흘러가는 그 방식에 떠밀리기 일쑤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다. 평화는 그저 마음 속에만 존재할 수 있는 것 같았고, 느리게 배우는 것도 역시 그러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마음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5주차의 세미나를 통해서 나는 이런 마음에 약간의 희망을 허락할 수 있었다.

 

 

■ 아하의 순간이라고 했던가?

어릴 적 부터 내가 유난히 좋아하던 수업이나 선생님을 떠올려보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슬기로운 생활시간(이름이 맞나?)이면 선생님께서 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선생님의 경험을 담아서 그냥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 이야기들 속에서 내 안에서 배움이 실현되었던 것 같다. 중학교 때 정말 좋아하던 인터넷 강의 선생님 2분이 있었는데, 엄석호 선생님과 최원규 선생님이었다. (내가 영어를 좋아하게 하고, 또 외고에 가게 한 분들이다.) 그 2분의 수업 공통점은 영어의 원리를 가르친다는 부분이었다. 특히 최원규 선생님은 탁월했다. 수업 이름도 '원리 문법, 원리 독해' 였다. 고등학교 와서 내가 좋아했던 수업은 김인경 선생님과 임호원 선생님의 국어수업이었다. 이 분들도 역시 주입하기 보다는 시와 작품을 우리가 느낄 수 있도록 허락해주셨다. 조별로 앞에 나가서 시를 분석했고 시대적 상황을 통해 나름의 의미를 찾았다. 임호원 선생님께서는 신문사별로 같은 주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우리가 직접 비교하며 깨닫게 해주셨다. (그 이후로, 나는 미디어를 접하는 법을 조금 씩 배워나갔다.)

딱히 그러려고 그런건 아니였는데, 공통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수업들은 나에게 주입하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허락했고, 그것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것이였다. 나에게 '아하의 순간'이 오도록 해주신 것이다. 어릴 적 부터 나는 항상 그런 순간을 갈망했었고, 그렇게 배울 때 정말 '쾌감'을 느끼곤 했다. 짜릿함을 느꼈달까. 초등학교 6학년 때, 조선왕의 순서를 알아오라는 숙제에서 나는 왜 태종에서 세종으로 넘어갔고 그 이후 문종이 되었는지 궁금해서 견디지 못해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뒤적거리던 학생이었다. 물론 나이가 올라가면서 그렇게 꼼꼼히 지적욕구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았고, 빠르게 외우는 것만 추구하며 공부를 해왔다. 대학와서도 역시 나는 '지적욕구'를 짜릿하게 채워주는 것들을 많이 갈망해왔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런 나에게 이번 세미나는 몇 번이고 나에게 짜릿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곧 세계시민교육 메뉴얼을 만들어야 하는 나(우리팀)에게 학생들에게 '아하의 순간'을 허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주었다.

 

■ 생각과 몸, 그리고 공간

 이번 세미나를 통해 특히 주목했던 부분은 몸과 공간이었다.

학생들은 어떠한 메세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해지는 지식의 '무차별한 폭격'은 과연 지식이 될까? 모모는 그 준비 상태를 '몸'을 통해 하는 법을 제시해주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어떠한 활동을 하는 것에 있어서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을 조성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예전에는 교육환경에서 많이 무시되었던 것 같은데, 요즘에는 공간에 대한 부분은 한국에서도 변화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몸활동은 한국에서 많이 어색하다.

 

■ 평화로운 선생님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역시나 이번 세미나에서도 내가 가장 막내였을 것이다. 이미 실무에서 교육을 진행하시며 모모 수업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시는 다른 선생님들 덕분에 나는 10명이 넘는 선생님들에게 배웠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두가 모두에게로 부터 배운다'가 모모의 철학이듯이, 모든 분들이 나의 선생님이셨다. 다만, 내가 다른 분들의 선생님이 되어주었는지는 물음표다. ^_^

 

■ 또 듣고 싶은 모모

'너무너무 피곤했는데, 정말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아서 다 들었어요.'라고 말하는 나에게 이 수업을 적극 추천한 한 언니는 대답했다.

'우리도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맞다 맞아.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수 많은 고민의 시간들을 가졌을 거다. 또 듣고 싶은 모모 세미나, 피곤해도 가고 싶은 모모 세미나와 같은 프로그램을 우리도 만들 수 있었으면.

 

 


■ 마지막 날 선생님들이 진행하셨던 활동

 스펙트럼 : 춘향전 이야기 비하인트 스토리 상상하기 0-100%

 세탁기 : 초반 스킨십을 통해 분위기 형성. 관계 재설정

 마음이 걸어온다 : 모두 눈을 감고, 사회자가 선택한 사람이,  사회자가 지시하는 메세지에 상응하는 사람의 어깨를 터치한다. (긍정적인 메세지 위주였음.) - 다양하게 응용가능

 엄마, 자식 관련 동화책 보기

 원주민과 선교사 : 갈등과정 풀어내기

 움직이는 액자 : 3명 이상의 응용 가능. 소품 사용. 주제의 다양화

 평화를 상징하는 것들 계층별로 나타내기. : 포스트잇에 붙여 가시화.

 *진행시 유의 점 : 시간 제시, 적정한 공간 배치, 활동 제목 제시, 방향성 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