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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리 뷰

1984 / 조지오웰

어린语邻 2017. 6. 7. 23:58


5월. 1984

제목 / 1984

저자 / 조지오웰

저자정보 /  영국 소설가.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우화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지병인 결핵으로 입원 중 걸작 《1984년》을 완성했다. (1903~1950)

내용 요약(짧게)/
디스토피아 소설. '빅브라더'를 중심으로 구성된 철저한 전체주의 사회의 모습. 보이지 않는 실체는 어떻게 인간을 통치할 수 있는지 주인공 윈스턴과 줄리아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무엇보다 통치 구조 아래의 인간의 오묘한 감정과 이성의 작동을 보여주는 소설.

소감/
섬뜩하게도, 여기서 묘사하는 전체주의 사회의 모습은 극단적 기독교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내가 저자(주인공)이라면/
그와 같았을 것. 스스로 생각을 지우면서 사는 것이 편안한 사회라니, 슬프지 않은가?

공명하는 글 또는 책/
레비나스는 전쟁과 서양철학의 전통은 서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쟁은 사람을 전체에 복종시킨다. 전체에 복종하지 않는 사람은 무참하게 제거해 버리는 것이 전쟁의 속성이다. 이런 의미에서 전쟁은 전체주의적이다. 그런데 서양철학은 대체로 하나의 이념으로 모든 것을 통일하고 포괄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고 레비나스는 본다. 예컨대 '자연', '역사'. '물질'. '신'. '자아' 또는 '힘에의 의지'는 모든 것을 통일하고 설명하고자 한 전체성의 이념이다. 이렇게 보면 '존재의 진리'에 인간을 종속시키고자 했던 하이데거의 철학도 전체성의 이념에 의해 주도되는 철학이라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레비나스는 전체성의 철학, 또는 전쟁의 철학에 대항해서 어떤 무엇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개인의 인격적 가치와 타자에 대한 책임을 보여 주는 평화를 철학을 구축하고자 한다.
시간과 타자_엠마누엘 레비나스/강연안 옮김


반짝이는 구절(글귀 모음)

*
전쟁은 평화
자유는 구속
무지는 힘

*
원스턴은 악몽에서 개어나려고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는 사람처럼 안간힘을 써서 화면 위 얼굴로 향하던 증오를 뒤에 앉은 짙은 갈색 머리의 여자에게로 갑자기 바꾸었다. p29
- 증오를, 여자에게로, 바꾸었다.

그는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그러니까 아직 사생활과 사랑, 그리고 우정이 있고 부모 형제가 이유를 묻지도 않고 서로를 지켜주던 시대에나 비극이 존재했다고 생각했다. 어머니가 그를 사랑해서 죽었기 때문에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가 보기에 오늘날에는 그 같은 희생정신이 없었다. 오늘날에는 공포와 증오, 고통은 있지만 감정의 존엄성도, 깊고 복잡한 슬픔도 없었다. p53

그러니 마땅한 권리를 그동안 빼앗겨 왔다는 생각에 위장과 피부는 일종의 저항이란 것을 했다. p97

또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다시 말해서 그를 사랑한다면, 아무것도 줄 게 없어도 여전히 사랑만큼은 줄 수 있었다. 마지막 초콜릿이 사라졌을 때 그의 어머니는 어린 누이동생을 품에 꼭 끌어안았다. 아무 소용도 없었다.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았다. 초콜릿은 더 생산되지도 않았다. 어린 딸이나 자신이 죽음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당연한 듯이 그렇게 했다. 보트에 타고 있던 그 피난민 부인도 총알을 막는 데 종이 한 장보다도 쓸모가 없는 자신의 두 팔로 어린 아들을 감쌌다. 당이 저지른 무서운 짓은 물질세계를 지배하는 인간의 힘을 모두 빼앗아 가는 한편, 단순한 충동이나 감정은 하찮은 것이라고 인식시키는 것이었다. p17

노동자들은 인간이에요. 우리는 인간이 아니고요. p18
- 윈스턴(당원, 주인공)이 한 말
- 대연우암공동체 어르신들이 생각난다.

사람의 속마음까지 들어갈 수는 없죠. 만약 인간으로 살아가는 게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엇이 됐든지 간에 어떤 성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들을 이기는 셈이 될 거에요. p21

그러나 이 같은 식의 일률적인 부의 증가는 계층 사회의 파괴(어떤 의미로는 정말 파괴였다)를 초래할 위험을 안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적게 일하고 배불리 먹으며 목욕탕과 냉장고가 있는 집에서 자동차와 심지어는 비행기까지 소유하고 산다면, 가장 명백하면서도 가장 불평등한 형태는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부가 일단 일반적인 것이 되면 특별할 것이 없다. 물론 개인적 소유와 사치라는 의미에서 부가 공평히 분배되지만 한편으로는 소수 특권 계급이 권력을 장악하는 사회를 상상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회는 오랫동안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시간적 여유와 함께 경제적 안정을 똑같이 누리게 되면 빈곤에 허덕이느라 사회에 무관심했던 대중이 지식인이 되어 자신들의 처리를 생각하게 될 것이며, 곧 소우의 특권층이 존재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음을 깨닫고 그들을 몰아내려 할 것이다. 결국 계층 사회는 가난과 무지를 기반으로 할 때만 가능한 것이었다. 20세기 초에 몇몇 사상가들이 꿈꾸었던 과거 농경 사회로의 회귀는 현실적인 해결책이 아니었다. 그것은 거의 전 세계에 걸쳐 거의 본응이 되다시피한 기계화 경향과 상충하거니와 공업에서 낙후된 국가는 군사적으로 무력해지며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공업 선진국가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 p60

그러나 윈스턴, 분명히 말해 두지만 실재는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 아닐세. 실재는 어디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있네. 그것도 실수를 할 수도 있고 때로는 곧 사라져버릴 수도 있는 한 개인의 마음속이 아니라 집단적이고 불멸하는 당의 정신 속에 있는 거라네. 당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건 무엇이든 다 진실일세. 당의 눈을 통해 보지 않고는 실재를 볼수 없다. p160

여기선 순교가 없다는 점이네. (중략) 여기서 얻은 자백은 모두 진실이네. 우리가 진실로 만드는 거지. p169

옛날, 전제 군주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였고 전체주의자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렇게 해야 한다'였지. 그런데 우리의 명령은 '너희들은 이러이러하다'이네. p171

인간의 의식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존재할 수 없네 p189

그는 죄중단 훈련을 시작했다. 자신에게 몇 가지 명제들, 예를 들어 '당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말한다'와 '당은 얼음이 물보다 무겁다고 말한다'를 제시하고 이와 상반되는 논쟁은 보지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훈련시켰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상당한 추론 능력과 임기응변 능력이 필요했다. 가령 '2더하기 5'라는 무장은 윈스턴의 지적 능력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산술적 문제였다. 이것은 일종의 두뇌 훈련과 함께 어떤 순간에는 가장 교묘한 논리를 사용하고 그 다음 순간에는 상당히 조잡한 논리상의 오류를 의식하지 않는 능력을 필요로 했다. 지성만큼이나 우매함을 꼭 지녀야 했는데 우매함을 얻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p212

만약 비밀을 간직하려고 한다면 자신에게도 그것을 숨겨야만 한다는 사실을 그는 비로소 깨달았다. p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