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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삶의 자리의 영광
2016-06-11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 본문
C.S 루이스의 사랑이야기가 담긴 Shadow Lands 영화에 루이스의 제자가 왜 그렇게 책을 읽어대냐는 루이스의 질문에 "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서 읽는다"라고 대답한다. 요즘 나도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 책을 '읽어대는' 경우가 자주 있다. 나 혼자 서성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위해 윤동주의 시를 읽는다. 행동하는 지식인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 장 지글러를 읽는다. 예수 믿는 사람도 슬플 수 있다는 걸, 나의 그리고 그의 낙망과 좌절이 비정상적인 것임이 아님을 깨닫기 위해서 루이스의 '헤아려 본 슬픔'을 읽는다. 그렇게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 읽는다.
또 다른 의미로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 하는 행동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봉사활동. 20살 때, 특수학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세상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있음을 알았다. 너무 미안했다. 이렇게 많은 특수장애아동이, 그리고 그 가족들과 그들을 가르치려고 애쓰는 교사들이 있음을 나는 전혀 몰랐다. 내가 모르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들이 많을 것 같았고, 내가 하나하나 그들을 알지 못하더라도 그들의 존재가 있다는 것만은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시험기간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미소스쿨, 그리고 그곳에서 오늘도 나에게 투정을 부리는 다섯 명의 아이들은, 내가 나 혼자만을 위해 살지 않아야 함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 솔직히 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에게 50분, 애들이랑 실랑이하는 시간을 빼고 30분정도 영어를 가르친다고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향상되지도 않고, 삶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난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하려고 이 봉사활동을 한 것이 아니다. 난 그저, (아이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서도,) 내가 혼자가 아님을 일주일에 50분이라도 깨닫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한다.
대한민국, 서울, 4년제 대학생으로, 오늘도 먹을 것과 잘 곳이 있는 내가, 오늘도 다른 존재들을 만나서, 나와 익숙하지 않은 너를 만남으로,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존재'들이 도처에 오늘의 하루를 또 살아가고 있음을 기억하고자 한다.
혼자가 아님을 깨닫기 위해, 내가 위로를 받고, 나도 너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_ 평소에는 아이들이 '탈북민' 이라는 걸 못 느끼는데, 사진에 모자이크를 할 때마다 느껴진다. 지워져야하만 하는 아이들을 얼굴들. 그리고 지워지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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