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삶의 자리의 영광

2016-05-31 슬픔 속 위로 본문

일상적 성찰

2016-05-31 슬픔 속 위로

어린语邻 2016. 5. 31. 21:18

슬픔 속 위로_ 레비나스는 고통 받는 타자의 얼굴이 보내는 메시지는 절대자가 보내는 것과 같아서 거부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요즘, 너무 많은 절대자가 나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자꾸만 밟힌다. 때로는 슬퍼하고, 때로는 분노한다. 그런데 참으로 감사한 일은 주변에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 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용기가 되고 힘이 된다.

나의 한 친구는 고통 받는 타자의 슬픔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이건 어때,'하며 늘 메시지를 보내온다. 또 어떤 이는 '이 이슈를 가지고 함께 해볼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하고 물어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당장에는 별로 없지만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 또 어떤 이는, 이러한 이슈들을 곱씹어 고민하여 문제의 기원들과 민낯들을 드러낸다. 어떤 이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다. 어떤 이는 NGO를 만든다. 어떤 이는 기도를 한다. 어떤 이는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쓰라려 한다.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이냐,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 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마음에 국화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내 마음에 피어난 국화꽃이 남새스럽게 느껴질 때 즈음, 그들의 국화꽃 향기를 맡는다. 참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