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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9 새로운 것을 대하는 태도 본문

일상적 성찰

2016-01-29 새로운 것을 대하는 태도

어린语邻 2016. 1. 29. 14:39

새로운 것을 대하는 태도_

#1. 고등학교 수업 중에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은 같은 이슈를 가지고 신문사별로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내고 있는지를 배운 수업이었다. (잊을 수 없는 임호원선생님의 수업!) 그 때와 맞물려서 토론대회에 참여했었는데 그 때 내가 꽂힌 것은 '비판적으로 사고하기'! 그 이후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비판적 사고', '낯설게 보기'의 매력에 빠졌다. 때마침 시대적 담론은 창의력, 독창성을 강조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시각/관점으로 나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굉장히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원 논문들 중에서 '참신한 주제'를 가져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칼럼을 얼마 전에 읽었고, 교육현장에서도 창의력 교육을 강조하는 거 보니 이 추세는 아직도 계속되는 듯 하다.

#2. 그러던 어느 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창의력'이 과연 누구를 위한 창의력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들은 그저 새로울 뿐, 가치가 없거나 혹은 해가 되는 경우도 더러 있는 듯 했다.

#3. 새로운 것을 만나면, 진보적인가 보수적인가, 진부한가 새로운가, 를 따지지 말고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질 필요가 있다. - 라고 C.S루이스를 사랑하는 J선생님이 말씀해주셨다. 어쩌면 당연한 걸! 고등학생 때 내가 배운 비판적 사고는, '비판을 하기 위한 사고'가 아니라 옳은 것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사고다. 하나의 의견을 극단으로 몰거나 혹은 그것이 가진 작은 약점을 확대해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을 찾는 과정인 것.

#4. 지난 날 수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내가 혼란에 빠진 이유는 여기에 있었던 것 같다. 새롭고 신기해서 그 매력에 푹 빠질라치면 그와 대척점에 있는 다른 담론들을 접하게 되면서 겪은 가치관의 혼란들. 새로운 담론들은 내가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게 해줌으로 나의 시각을 열어주지만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는 한 번 더 생각해 볼 부분일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