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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 영화 | 죽은 시인의 사회, oh captain my captain.

어린语邻 2014. 8. 16. 08:06

Dead Poets Society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 (1990)

Dead Poets Society 
9.6
감독
피터 위어
출연
로빈 윌리엄스, 로버트 숀 레오나드, 에단 호크, 조쉬 찰스, 게일 핸슨
정보
드라마 | 미국 | 128 분 | 1990-05-19
글쓴이 평점  

 

 

내가 죽은 시인의 사회를 처음 본 것은

초등학교6학년 논술 수업 시간 마지막 날이었다.

재미도 감동도 없었다.

 

그리고 두번째로 본 것은 중학교 때였다.

약간 '좋다'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세번째로 본 것은 고등학생 때였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고,

공감도 많이 되었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당시 학생회 일을 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리고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 이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에

네번째 죽은시인의 사회를 보았다.

이번에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보았다.

교육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통탄함과

그 안에서 영화 속 '악역'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리고 너무나도 닮아있는 현실..

 

 

 

한 명문고에 입학식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내가 초점을 맞춰 본 학생은

토드

찰리

녹스

이렇게 4명이다.

 

 

닐의 이야기가 가장 사무친다.

졸업연감의 부편집장을 맡고 있는 닐에게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다.

'얼마나 기대 많이 하고 있는지 알지?' 라는

너무나도 무서운 폭력을,

아들에게.

 

 

 

이 대사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고등학생 때 봤을 때도 일기장에 적어두었다.

허나 그 때 느꼈던 이 말의 깊이와 지금은 조금 다른듯 하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카르페 디엠'

 

 

내 속이 다 시원한 장면이다.

이 영화속의 '프리차드 박사님'이 실제로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나 역시도 이런 문학수업에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이해가 안간다.

시를 측정한다?

시를 측정하는 기준?

그래서 어떤 시가 더 우수한지 평가한다?

과연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시를 왜 읽고 쓰느냐,

그 목적성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시는 측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키팅선생에게 시의 목적은 다음과 같았다.

 

 

 

시가 아름다워서 읽고 쓰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일원이기 때문에 시를 읽고 쓰는 것이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 법률, 경제, 기술 따위는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해.

하지만 시와 미, 낭만, 사랑은 삶의 목적인거야.

 

 

좋아하는 장면을 무비클립으로 넣었다.

한국어 자막으로 읽으면 의미가 덜하니,

영어자막을 보길.

 

O me! O life!... of the questions of these recurring;

of the endless trains of the faithless... o

f cities filled with the foolish;

what good amid these,

O me, O life?"

Answer. That you are here -

 that life exists, and identity;

that the powerful play goes on and you may contribute a verse.

 

한국어 자막은 참고용

오, 나여, 오 생명이여!

수없이 던지는 이 의문

믿음 없는 자들로 이어지는 도시

바보들로 넘쳐흐르는 도시

아름다움을 어디서 찾을까?

 

오 나여, 오 생명이여!

대답은 한가지 ,

네가 거기에 있다는 것.

 

생명과 존재가 있다는 것

화려한 연극의 계속되고

너 또한 한편의 시가 된다는 것.

 

 

 

 

 

 

 

너희들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투쟁해야해.

 

 

 

 

닐이 하버드 의대에 가길 원하는 아버지의 바람과 다르게,

실제 '닐'은 배우가 되고싶어 한다.

꿈이 있는 사람의 눈빛,

난 종종 사람들에게서 그 눈빛을 보는데,

이 연기자가 연기를 참 잘하는 걸까,

닐의 눈빛에서 나는 '꿈이 있는 사람의 눈빛'을 볼 수 있었다.

 

 

 

 

본인이 '연극'을 좋아한다는 사실 조차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눌려있었던 삶.

너무나 대한민국과

그리고 나의 고등학교와 닮아 있다.

 

 

 

'우린 찰리네 처럼 그렇게 부유한 집안은 아니에요'

사실 이 대사가 너무 마음이 아팠다.

영화속의 학생 '찰리'는 대표적인 '반항아(?)'이다.

찰리는 집이 부유하니까,

학교에서 자퇴당하거나, 성공을 못해도 집에 돈이 있지만

그리고 의사가 되지 않아도 집에 돈이 있지만

닐의 집은 그렇지 않고,

그래서 닐은 아버지가 자신을 이 명문고에 보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투자 했으며

또 본인이 의사가 되어서 그 돈들을 다시 벌어서

부모님께 드려야한다는 부담까지 담고 있는

저 대사.

 

하지만 어쩌나,

우리집은 찰리네 집처럼 부유하지 않아도

나는 연극이 너무너무 하고싶은것을.

의사가 아니라..

 

 

 

 

 

 

 

 

 

 아버지에게 너의 진심어린 열정을 보여주라고 하는 키팅선생과

아버지의 대답은 뻔하다며,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닐.

그리고 결과는 결국 닐의 말대로 '뻔'했다.

닐의 아버지가 바뀌는 뻔한 해피앤딩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너무나도 나의 모습을 닮아서

닐이 울 때 나도 울었다.

 

 

 

연극이 다 끝나고,

죄인이 감옥에 끌려가듯 차에 타고 가는 닐.

그리고 아버지의 육군사관학교 입학 명령.

그리고.

닐의 자살..

 

닐이 죽고,

닐의 친구들이 울 때

키팅 선생이 울 때,

나도 울었다.

 

나의 눈물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의 눈물이었는데-

세월호의 아이들의 떠나 보내는 기분과도 사뭇 비슷했다.

 

너의 꿈을,

너의 잠재력을,

너란 사람 그 자체를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마지막 장면은 단연 최고가 아니겠는가.

오 캡틴 마이 캡틴.

 

가장 자신감이 없어,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캐리터로 그려지는 토디가 가장 먼저 책상위에 올라가서 외친다.

'오 캡틴, 마이 캡틴'

 

 

 

물론 이 영화는 영화적 요소가 있어서

극적인 부분도 있고

지나치게 교육에 대한 이상향을 그렸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찰리나 녹스의 일탈행동에 대해서도 분분한 평가가 있을 수도.

그리고 무슨 시가 그렇게 위대한 거냐며 비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의 본질을 봐주길 원한다.

 

교육은 왜 존재하는지

우리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정통과 규율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주류가 된다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야만 하는 방식인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는 누군가의 꿈에 대해서 절대 함부러 말 할 수 없다는 것.

왜냐하면, 그건,

누군가의 '꿈'이니까..

 

2014.08.16

로빈의 죽음을 애도하며

교육의 죽음이 오지 않길 기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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