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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22. 읽는 시간 본문

일상적 성찰

19.05.22. 읽는 시간

어린语邻 2019. 5. 22. 00:07

지난 월요일부터 일상의 구성이 좀 바뀌었습니다. 엄마의 교통사고로 가족들은 번갈아가며 간병인이 되어야 했고, 나도 일주일에 2~3일 이라는 몫을 받았습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거쳐 일반병동으로 흘러가는 병원의 시간은 무척 빨랐지만, 나에게는 보내야 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할 일'들로 가득 채워진 일상이 밀리고 틈 시간에 무언가를 채워넣는 것으로 모양이 바뀐거죠. 논문읽기나 생산적 글쓰기는 도무지 할 수 없는 주어진 시간.

열흘 동안 기차만 여섯번을 탔고, 5일 정도를 병원에서 보내며 생긴 틈 시간. 지도교수님은 '손에 잡히는 책들을 읽으라'고 제안하셨죠.

손에 잡히는 책. 그렇지.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책. 
그래서 간만에 무용의 독서가 시작되었습니다.

열흘의 시간 동안 벌써 2권의 책을 담았습니다. 나쓰메 소세끼의 <마음>, 파머파커의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그리고 오늘은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의 첫장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두 권의 책-내가 고르고 그가 지불한🙂-을 얻었어요. 기형도의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와 노무현과 그 연구진들이 쓴 <진보의 미래>. 글 읽기도 쓰기도 부담이고 두려웠던 순간에서 잠시 벗어나 텍스트의 즐거움을 느끼는 간병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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