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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25_자본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 본문

일상적 성찰

2018.04.25_자본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

어린语邻 2018. 4. 25. 11:08
180425_자본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

 '자발적 가난의 삶' 이라는 표현이 있다. 가난을 기꺼이 택해서 산다는 말이다.  우리 집은 내가 어릴 때 꽤 가난했고,나는 그 가난을 모르던 가난의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모른다.옆집 할머니네 놀러가서 푹 절여진 딸기절임을 쇠그릇에 받아 달그락거리며 먹었던 기억은 그 추억 중 단연 최고다.

 성인이 되고, 세상이 정한 어떤 중요한 것들, 특히 돈,에 내 행복이 좌우되지 않기를 바랐다. 꽤나 잘 되었었다. 이것이 없고 저것이 없어도 난 꽤나 행복했었다. 그러나 조-금 더 머리가 큰 성인이 되자, 내가 살 부딪히는 모든 것이 돈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더욱 슬픈 건, 돈이 아니었던 것들도 돈이 되어 가는 것.

 시장의 논리라는 것이 돈이 될만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는데, 그것이 경제발전이라던데, 그러다보니 친절도 사랑도, 배려도 관계도 돈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식당에 가면 사리 추가 +500, 어묵 추가 +600 이렇게 적힌 것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장사를 할 수 없는 구조지만, 예전에는 '아줌마, 저 어묵 조금만 더 넣어주시면 안되나요' 했던 것이었다.

 지난 2월 이사를 하는데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자본을 더하면 해결될 일이었다. 아저씨 한 분이 더 오시는데 10-15만원을 추가하면 된다. 돈이 없기도 했고, 나 혼자에 아저씨들만 왔다갔다 하는 것이 불편했던 터라 주변의 도움을 요청했다. 고등학교 동기, 선배 그리고 친구들이 올망졸망 모였다. 너무나 고생스러워서 아직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지만, 그들은 아저씨가 해줄 수 없는 것들을 해주었다. 내 삶의 패턴을 이해하고 가구배치를 살펴주거나, 옷을 정리하다가 '어! 너 이거 고등학생 때부터 입던 거 아니냐 ㅋㅋ'와 같은 말들.

 사람은 절대 혼자 살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선고이자 어마어마한 축복의 그 말은, 
이제는 자본으로는 혼자 살 수있따는 선고인지 축복인지 모를 그 말이 되어가고 있다. 
'돈만 있으면 편한 세상', 정말 편한 것인지. 누가 그렇게 '편할' 만큼 돈을 갖고 있는지. 

 과제노트는 사서보기 보단 (실제로 요즘엔 과제노트가 거래된다) 친구에게 빌려보는 것이 맛이며, 라면이라는 것은 남이 먹던 것을 한 젓가락 '얻어' 먹어야지 제 맛인 법이다. 

살갗에 신세지는 삶, 내 살갗을 내어주는 삶.
그런 삶을 살 수 있을지, 지금 이 곳에서. 
요즘에는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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